<언터처블>

취미/영화 2013. 2. 9. 03:08 Posted by 공강시간



 오늘부터 설날 연휴가 시작되는지라 TV에서는 다양한 영화를 틀어주고 있다. 모두다 보고싶었던 쟁쟁한 영화들인데, 그중에서 나는 <언터처블>을 골라서 시청했다. 어디에서 보거나 들은 것인지는 모르지만, 굉장히 인상적인 영화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청은 했는데, 내가 한국인이라 그런지 영화 속의 내용이 굉장히 낯설게 느껴졌다. 내가 보기에는 충분히 고용인이 화낼만한 부분인데, 유순하게 지나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도 영화는 전반적으로 재미있었으며, 뜬금스럽게 터지는 유머 부분은 보는 내내 웃음을 자아냈다. 각각 상류층과 하류층으로 계층은 다르지만, 자유롭게 지낼 수 있었던 것은 계층에 상관없이 상대방을 한 인격적 주체로 봐주어서가 아닌가 싶다. 전신마비인 주인공이 "난 동정을 원하지 않아." 라고 말하는 부분은 자신을 장애인으로 동정의 주체로 보기 보다는 인격의 주체로서 대해주기를 원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고, 이러한 점에 대해서 비록 배운 것은 없지만, 상대방을 진심으로 대한다는 점에 있어서 각각의 주인공들이 친밀히 지낼수 있었을 것이다.

 한편, 영화를 보고나서는 최근에 '궁금한 이야기 Y'에서 나온 이야기가 생각났다. 장애인들을 돌봐준다고 하고서는 제대로 된 돌봄없이 후원금만 챙긴 충격적인 이야기 말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너무 장애인에 대해서 돌봄이라는 동정의 대상으로만 우리의 복지 정책이 쏠려 있는것이 아닌가 싶다. 어느 정도 훈련을 거치면 장애인들도 의사표시가 가능한 인격적 주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서 중요한 것은 영화의 주인공인 간병인처럼 진실한 인간관계로 나아가 자립할 수 있는 주체로 키워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것은 장애인에 대하여 충분한 복지를 제공하여 주는 국가의 역할과 장애인에 대하여 동정의 대상이 아닌 인격적 대상으로서 볼 수 있는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우리의 역할이 동시에 이루어 질 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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